사회,문화 | 아직은 아쉬운 사찰의 장애인 배려시설 … 기본적으로 경사로는 구비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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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20-01-28 19:25 조회6,734회 댓글0건본문
아직은 아쉬운 사찰의 장애인 배려시설 … 기본적으로 경사로는 구비해놔
대한민국 無장애 사찰을 찾아서
한국불교 역사 1700년, 오랜 불교역사를 담은 한국의 사찰들은 산 중턱에 있거나 전통 계단식 양식이다. 눈으로는 절에 들어갈 수록 층층이 쌓는 건축 양식에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그 경사가 가파를 수록 두 다리 튼튼한 사람도 숨이 벅차오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보니 노령으로 신체 기능이 약해진 사람이나 눈과 다리 등 신체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절에서 불공을 드리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박명자 (서울거주 79세)는 “ 요즘 조금만 절에 올라도 숨이 찬다. 그리고 무릎이 좋지 않아 계단을 오를 때도 손잡이를 꼭 잡아야 한다. 절을 한 배 올리는 것도 힘이 든다”고 했다.
따라서 필자는 서울과 전국의 사찰 중 장애인 시설 구축이 잘 되어 있는 몇 곳을 꼽아 시설을 조사했다. 취재 사찰은 총 4곳으로 서울 목동의 ‘국제선센터’와 서울 강남의 ‘봉은사’, 춘천의 ‘삼운사’, 순천의 ‘선암사’다.
목동 ‘국제선센터’
화장실부터 법당 출입까지 자유로워, 無장애 사찰
목동의 국제선센터는 ‘무장애’사찰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사찰 입구에서부터 엘레베이터까지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었고 계단이나 경사로에는 곳곳에 점자 안내가 부착된 핸드레일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법당(큰법당, 관음전)에는 법당 내부까지 휠체어가 출입할 수 있도록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이뤄져있고 문지방도 없었다. 장애인용 화장실은 1층에만 있지만 센터 전 층을 다니는 엘레베이터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의 전경. 현대식 사찰로 편의를 위한 시설들이 많이 갖춰져있다.
법당에 들어가는 길목. 휠체어를 타거나 계단을 이용하기 불편한 사람들이 법당 안쪽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경사로와 핸드레일이 설치돼 있다.
센터의 엘레베이터는 전층을 오간다. 그 앞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럭이 설치돼있다.
강남 ‘봉은사’
구청에서 장애인 이동수단 지원… 전통양식 사찰임에도 경사로로 이뤄져 있어
강남의 봉은사는 강남구청에서 장애인무료셔틀을 운영해 접근이 용이하다. 또한 사찰의 일주문과 같은 ‘진여문’ 양쪽에 각각 ‘도움벨’을 부착해 경내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하면 경비원 또는 종무원들이 직접 나와 경내 진입을 돕는다. 진여문부터 법왕루로 이르는 길목에 계단 옆으로 평지 경사로를 확보하고 있지만, 가파른 경사로에서는 인적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안내문은 사찰 입구, 사무실 앞 등 길목 곳곳마다 붙어있다. 봉은사는 모든 전각으로 향하는 길목이 경사로로 되어 있다. 또한 현대식 전각들에는 계단에 점자블럭과 점자안내를 부착한 핸드레일이 설치돼있다. 하지만 큰법당, 관음전 등 옛날부터 존재해오던 사찰을 들어가는 길은 계단과 문지방으로 막혀있었다. 안내원의 도움으로 경사로를 설치하지 않는 이상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출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신도회 사무실로 향하는 길목에 점자안내가 붙여진 핸드레일과 점자블럭이 설치돼 있다.
트레이 하나로 현대식 건물의 진입로와 전통 전각의 진입로가 나뉜다.
오른쪽의 현대식 건물은 경사로와 핸드레일이 있는 반면, 오른쪽 전각은 계단으로 이뤄져있다.
춘천 삼운사
목동국제선센터와 비슷한 현대식 사찰.. 하지만 장애인 화장실 없어
삼운사 사찰 내부 엘레베이터와 바로 앞부터 이어지는 경사로
주차장에서부터 사찰 내부 출입까지 경사로로 이뤄져있다. 또한 건물입구부터 4층 법당으로 갈수있게 엘리베이터 시설과 실내로 올라 갈수있게 경사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장애인 화장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법당에 접이식 의자를 마련해놓아 바닥에 앉기 불편한 노인들이 사용할수 있게 해놓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순천 선암사
산 중턱에 위치.. 그러나 경내 경사로 구비해놔
장애인 화장실 시설도 있어
순천의 선암사는 조계산 중턱에 위치한 사찰이다. 하지만 사찰로 진입하는 하는 길이 주차장까지 포장도로로 이뤄져 있고 그 이후로 올라가는 길도 완만한 경사로로 이뤄져 있다. 경내에 진입하면 전면에는 계단이 보여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경내 좌우로 경사로가 이어져 있어 대웅전 앞까지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법당 내부까지 진입하는 데 경사로와 같은 시설은 없었다. 또한 장애인 화장실 시설이 있고 화장실 앞까지 경사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전각에 들어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계단을 올라야 한다.
선암사 대웅전까지 가는 길. 경사로 뒤로 멀리 대웅전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휠체어 등이 편히 이동할 수 있도록 경내에도 포장도로가 있다.
위 사찰 4곳은 기본적으로 장애인들을 위해 경사로를 구비해놨다. 현대적인 건축양식을 따른 사찰은 엘레베이터를 구비해놓고 법당 내부까지 쉽게 휠체어를 끌고 들어갈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계단식 건축양식을 따른 사찰들은 법당 내부까지 들어가기 위해서 계단을 올라야 하는 아쉬움이 존재했다.
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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