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 젊은 스님들, 대학생 포교에 명운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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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불련 작성일20-02-13 13:56 조회3,459회 댓글0건본문
젊은 스님들, 대학생 포교에 명운을 걸었다
법보신문 | 2020년 1월 31일
김현태 기자
|마음쉬는곳·칠불회·석림전법단 스님들, 대학생 전법 박차
|전남대, 회원 1명서 120명 급성장…서울, 영남 등 전국 확산
|교육원, 보조금 등 적극 지원…교불련 등 단체도 적극 나서
“청년이 불교를 외면하면 불교의 미래는 없습니다. 우리 스님들의 원력과 정성이 대학생들을 불교로 이끌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불교에서 멀어진 대학생들의 관심을 다시 되돌리기 위한 뜻 있는 스님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회원이 회장 1명뿐이던 지방대학 불교동아리가 지역스님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불과 2년만에 회원이 120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놀라운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한때 200여곳에 달하던 대학 불교동아리가 60여곳으로 줄고, 이마저 명맥만 유지하는 곳이 대다수인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젊은 스님들과 불교 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고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대학생 포교는 향후 불교계 인재를 양성하고 출가자 감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불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음쉬는곳’(대표 정응 스님)은 전남대 불교동아리를 지원하는 승가모임으로 올해 조계종 교육원으로부터 연수인증 승가결사체로 지정돼 활동보조금을 지원받는다. 마음쉬는곳과 전남대 불교동아리의 인연은 2017년 시작됐다. 당시 회원이 회장 1명뿐이어서 광주지역 13개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이곳마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었다. 대표 정응 스님을 비롯해 지역의 정안, 덕유, 중현, 혜공, 도무, 시공, 형진 스님이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낡은 동아리방을 최신 커피머신을 갖춘 깔끔한 카페 모습으로 리모델링했다. 바쁜 학생들의 일정에 맞춰 법회를 점심시간으로 바꾸고 점심공양을 겸하는 자리로 만들었다. 또 성지순례와 문화답사를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활동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장학금과 해외성지순례 기회도 제공했다. 그 결과 전남대 불교동아리는 2018년 회원수 70명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120여명으로 증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승가결사체 ‘마음쉬는곳’의 지원으로 전남대 불교동아리 동아리방 리모델링 후 가진 개원법회 모습.
마음쉬는곳의 관심과 지원 아래 전남대 불교동아리는 2년만에 회원수가 1명에서 120여명으로 늘었다.
학내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2019년 학내 공간 재배치 과정에서 기존 동아리들의 절반가량이 공간을 잃었지만, 전남대 불교동아리는 4평에서 11평으로 3배가량 큰 공간을 배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전남대 로스쿨에도 별도의 불교동아리가 조직돼 현재 26명의 회원이 마음쉬는곳의 지도 아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 회원이 없어 문을 닫았던 조선대 불교동아리도 올해 재발족할 예정이다. 이 또한 마음쉬는곳 소속 스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가져온 놀라운 결과다.
마음쉬는곳 대표 정응 스님은 “대학생 포교는 불교의 미래를 결정짓는 현재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불사”라며 “지역 스님들과 대학생 포교의 중요성에 절감한 송광사 불일불교대학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청춘불사’라는 후원단체를 조직하면서 안정적인 기반 하에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년 내 광주지역 5개 대학을 비롯한 전국 20개 주요 대학 불교동아리를 활성화시키겠다”며 “젊은이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이를 통해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사부대중 모두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순천대 불교동아리 지원 승가결사체 ‘인연’(대표 보리 스님)의 활약도 돋보인다. 2017년 순천사암연합회 7명의 회원스님들이 침체된 대학생 포교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결성한 모임이다. 보리, 범일, 묵산, 법원, 법영, 도운 스님은 대학생들과 함께 불교동아리를 홍보하고 점심공양을 함께하며 대화와 소통의 자리를 지속해나갔다. 특히 일본과 중국으로 성지순례를 겸한 문화탐방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원도 아까지 않았다. 이 같은 스님들의 노력은 회원수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처음 5명이었던 순천대 불교동아리 회원은 불과 2년 만에 40여명으로 늘어났다. 동아리방이 비좁아 정기법회는 순천대 인근 향림사에서 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호남지역 대학 불교동아리 연합 템플스테이를 주최하기도 했다. 올해는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불교국가로의 탐방을 계획 중이다.
승가결사체 인연 총무 도운 스님은 “이 같은 결과는 대표 보리 스님을 비롯한 회원스님들과 이종수 순천대 불교동아리 지도교수 원력에 교육원, 송광사, 화엄사 등의 지원이 더해져 가능했다”며 “대학생 포교는 한국불교의 허리를 만드는 일이다. 한 사람의 원력 하나하나가 결집되면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연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순천대 불교동아리를 지원하는 승가결사체 ‘인연’은 매년 학생들과 해외성지순례를 떠난다. 사진은 지난해 중국 서안 성지순례 모습.
동국대 학인스님들로 구성된 ‘석림전법단’(단장 일윤 스님)도 대학생 포교 원력으로 모인 승가결사체다. 일윤, 세광, 무념, 보희, 영관, 정재, 원타, 만적, 태경 스님 등 9명으로 구성된 석림전법단은 한국외국어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국민대 등 서울지역 5개 대학에서 매주 법회를 지도하고 있다. 동국대 재학 스님들의 또 다른 승가결사체 ‘칠불회’(대표 세광 스님)는 젊은 세대에 걸맞은 다양한 포교전략과 콘텐츠 개발을 위해 결성됐다. 칠불회 세광, 능허, 만경, 혜공, 혜력, 유정 현문 스님은 올해 ‘죽어가는 불교동아리 살리기’ 계획에 따라 목표 대학을 선정해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총동문회(회장 홍경희)와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김성규) 등 대학생 포교 유관 단체들도 힘을 더하고 있다. 대불련총동문회는 캠퍼스포교 활성화 지원사업 일환으로 시작한 불교동아리방 리모델링 사업을 이어간다. 대불련총동문회는 2018년 제주대와 제주교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경북대, 성균관대, 경희대 5개 대학의 불교동아리방 리모델링을 마쳤다. 올해는 서울교대, 인하대 등의 리모델링 사업으로 대학생 포교의 불씨를 키운다.
교불련은 지난해 12개 대학 불교동아리 활동비를 지원한데 이어 올해는 지원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전국의 대학 불교동아리를 대상으로 활동계획을 접수받아 내용에 따라 지원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불교’를 주제로 한 ‘UCC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해 불교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문화공간 숨도는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신촌지역 불교동아리를 중심으로 한 연합법회를 지원하고, 한국불교연구원은 3월부터 대학생들을 위한 불교강연을 준비 중이다. 안성두(서울대 철학과 교수) 한국불교연구원장은 “대학생들이 불교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게 아니라 그들이 필요로 하고 삶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 지 고민하고 제시하지 못한 결과”라며 “스님들의 관심과 변화의 발걸음이 불교계 전체로 확산된다면 인재불사와 불교 미래라는 인연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스님은 “대학생 포교에 뛰어든 스님들의 노력과 성과는 불교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도 여전히 매력적인 종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며 “젊은층 포교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 순위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출처 : 법보신문 https://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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