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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물 | 하일권 인터뷰| 심심해도 괜찮아, 이미 대단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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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20-02-18 15:44 조회4,2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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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도 괜찮아, 이미 대단하니까

웹툰 <안나라수마나라> 작가 하일권이 말하는 꿈과 성장


 14개의 웹툰과 47번의 출간, 그리고 작년 수상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포함한 8번의 수상까지. 2006년 데뷔 때부터 <삼봉이발소>, <목욕의 신>, <병의 맛>과 최근 연재하는 <스퍼맨> 등 대작을 만들며 웹툰계를 뒤흔든 작가 하일권이 이룩한 쾌거다. 

 

  그의 웹툰 <안나라수나마라>는 흑백과 화려한 색채의 대비로 현실과 꿈(하고 싶은 것)의 괴리에서 겪는 고통을 표현해 연재 당시 많은 독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그는 <안나라수나마라>를 “학업 그리고 꿈에 대나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자, 나를 위해 만든 만화”라고 표현했다.

 

 올해 <안나라수마나라>가 10살을 맞았다. 독자도 그만큼 세월을 함께했다. 당시 안나라수마나라를 챙겨보던 한 중학생 독자는 올해로 벌써 대학교 졸업반이 되었다. 완결 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은 <안나라수마나라>를 다시 꺼내보며 어떤 어른이 되어야하는지, 자신의 꿈은 무엇인지 고민하곤 한다. 필자도 그런 독자 중 하나로서, 작가와 함께 <안나라수마나라> 속 성장과 작가 하일권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주의: 본 기사에는 마술사 ‘ㄹ’의 정체와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가난한 환경 속 도망간 아버지 대신 어린 동생을 홀로 키워야 해 현실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윤아이와 그와 반대로 가정에서 부족함 없는 지원을 받으며 옳은 길을 걸어온 ‘나일등’이 현실 밖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수수께끼의 마술사 ‘ㄹ(리을)’만나 꿈을 찾고 갈등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웹툰 ‘안나라수나마라’>


삼봉이발소의 외모만이 너무 중시되는 사회나안나라수마나라의 고교생의 억압된 모습을 보여줬는데 평소 이런 현실에 대해 웹툰이란 소재를 통해 풀어나가고 싶었나?

 사회문제에 대해 다루거나 비판하려는 의도는 별로 없다. 거의 나의 개인적인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거 같다. 독자분들에게 보여주기 이전에 나를 위한, 내가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이야기를 생각한다. 내 스스로가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 외모와 학업 그리고  꿈에 대한 나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나를 위해 만든 만화이다. 이런 나의 고민들은 나뿐만 아닌 많은 분들에게 해당이 되었나 보다. 그래서 보편적인 주제로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었다. 


데뷔 전 하일권의 고충은? 

‘입시지옥에서 빨리 졸업하고 싶다. 빨리 졸업해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내 맘대로 살고 싶다.’ 학창시절 나일등처럼 느끼지 않았던 시절이 있을까 싶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만해도 웹툰이 없었고 만화가는 굶어죽기 딱 좋다는 인식이 있었다. 나의 글과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답답함이 많았다. 그래도 미대 진학, 웹툰작가 데뷔 등 하고싶은 것을 했다. 감사하게도 독자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만화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모두 꿈을 이루는 과정이라 행복했다. 


웹툰 작가라는 꿈에 영향을 준 사람은?

 가족들이다. 웹툰작가로서의 진로를 아버지께서 반대하셨다. 그렇게  반항심이라는 원동력이 생겼다. 하루빨리 성공한 만화가가 돼서 만화가는 일종의 직업이고 자긍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대로 어머니는 그런 나를 응원해주셨다. 두분의 시너지 효과로 열심히 달려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아버지도 내 직업을 좋아하신다. 아내도 비슷한 시나리오 작가라서 얘기를 하며 많은 힘이 되고 있다. (가족 외에) 교수님도 유명한 만화가고 선배 만화가분들의 작품을 보며 ‘나도 저런 만화가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윤아이’는 마술학원을 다니고 가끔 식당에서 아이들에게 작은 마술을 보여주는 아르바이트 하며 생활한다. 이런 스스로를 ‘시시한 어른’이라 표현한다. <안나라수나마라>를 그릴 당시 작가는 꿈을 이루지 못하면 시시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0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윤아이의 삶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그는 “꿈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열심히 살아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하려는 노력만으로도 대단한 어른”이라고 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웹툰 ‘안나라수나마라’>

 

현재 만화가의 삶은 어떤가? 

 데뷔 후 15년 동안 무한경쟁체제에서 아직까지 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것과 내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님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만은 변화가 없다. 하지만 몇가지 고충이 있다. 열정이 넘친 대학 졸업 직후와 달리 나이가 들면서 체력도 예전같지 않다. 무엇보다 데뷔의 행복함이 점점 희미해졌다. 만화가 좋아서 만화가가 되었지만 힘들다고 느끼다보니, 요새 만화를 읽은지도 오래다. 이제 독자로서의 흥미가 아닌 작가로서 분석하며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잃지 않는 꿈이 있다면? 

 어렸을 때는 꿈이 구체적으로 없었다. 고등학생 때 그림을 그려겠다고 생각했고 대학생 때 만화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일생에서 바라는 것은 행복이다. 모두가 행복을 위한 삶의 태도나 자세를 가져가려 하지만 삶에 치이다 보면 (그런 태도를 지니기) 힘들다. 아직도 행복이라는 정의를  찾고있다. 진짜 행복이란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 찾아나가는 것이 꿈이다.(웃음)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작품활동을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하는 것, 오랫동안 독자분들에게 작품을 보여줄수 있는것이 작가로서의 꿈이다. 그러면서 행복하게 살고싶다. 아이러니하게 작업하는 순간만큼 힘들고 괴로우면서도 행복한 순간은 없는것같다. 



만화에서 ‘ㄹ’이 던지는 ‘마술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은 독자를 향한 메세지다. 작가는 ㄹ이 신비한 힘을 지닌 진짜 마술사인지, 반대로 사회에서 도망친 사회부적응자인지에 대해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연출을 했다. 그는 “독자들이 아직 꿈과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ㄹ’은 의 정체는 달라진다”고 했다. 당신은 아직 꿈을가지고 있는가?  

<이미지 출처: 네이버 웹툰 ‘안나라수나마라’>



KBUF 불담기자단 왕지영, 이나연 기자

도움주신 분: 현대불교 윤호섭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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