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 다른 세계에서 비로소 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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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20-02-18 21:48 조회5,791회 댓글0건본문
다른 세계에서 비로소 나를 찾았다
캐나다에서 한 달 살기
“아저씨 사랑해요”
2016년 방영된 케이블 채널 tvN의 드라마 “도깨비”의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을 엉겁결에(?) 따라 간 캐나다 퀘벡에서 고백한다. 케이블 채널에서 시청률 20%를 달성한 드라마 덕분에 캐나다는 우리에게 낭만의 나라로 새롭게 다가왔고, 기자 역시 그 설렘을 여전히 간직한 채 2019년 12월 24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캐나다로 떠났다. 약 11시간의 비행을 거쳐 12월 24일 도착한 캐나다 캘거리(calgary)는 단풍국이란 캐나다의 별명과는 달리 온 세상이 눈밭이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한껏 느끼며 그렇게 한 달 여 간의 캐나다 생활이 시작됐다.
하늘에서 본 로키산맥, 밴쿠버를 지나고 로키를 지나 캘거리에 도착할 것이다! / 하늘에서 바라 본 12월의 캘거리(calgary).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다.
밴쿠버, 토론토나 퀘벡과 같은 캐나다의 유명 도시와 달리 캘거리는 우리에게 조금 낯설다. 하지만 캘거리는 캐나다 서부의 로키산맥 바로 밑에 위치해 캐나다 석유 산업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도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같은 해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영하 30도 가까이 떨어지던 어느 날. 냉동고 속 냉동삼겹살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기자는 캐나다에서 체류하는 기간 동안 지인의 가게에서 일손을 도왔다. 영하 30도에 이르는 날씨에 근방을 여행하긴 힘들어 주 6-7일 가게에 출근하며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 같은(?) 삶을 경험했다. 기자는 작은 mall의 푸드 코트에 위치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손님응대와 음식 제조를 도왔는데, 가게에서 손님을 맞는 것만으로도 캐나다의 선진적 면모를 알아챌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한국에서는 사회적 약자로 여기는 노인과 장애인, (유모차를 탄) 어린이의 활동 반경이 크다는 것이었다. 이곳에서는 아흔이 넘은 노인들이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 그리고 유모차의 접근도 한국보다 훨씬 수월히 볼 수 있었다. 그러한 점이 노인들을 고독에서 벗어나게 해 장수로 이끄는 비결이자 장애인들을 사회와 단절시키지 않는 방법이며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가지는, 최소한 기자가 가졌던 ‘서양’과 ‘서양인’에 대한 편견 중 하나는 ‘개인주의적’ 이었다. 하지만 기자가 마주친 수많은 캐나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남의 어려움에 무관심하지 않으며 따뜻했다. 오히려 각박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는 한국 사회 속 현대인들이 점점 더 ‘개인주의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며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자가 이번 여행을 통해 절감한 점은 언어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크고 화려한 것보다도 가장 기본이자 필수적인 것은 언어라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되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언어를 쉽게 번역할 수는 있지만 사람간의 진심을 담은 소통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대화가 더 효율적인 것이다.
입국심사는 잘 할 수 있을까, 밴쿠버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환승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입국한 게 엊그제 같을 정도로 캐나다에서의 40일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어느새 맞이한 귀국일이 아쉬울 정도로 새롭고 인상 깊었던 한 달이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생 때 여행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여행은 견문을 넓혀 바라보는 시각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물론 20대 청춘에게 견문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이 여행밖에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여행을 통해서 알지 못했던 세상을 통해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기자는 이번 기회에 난생 처음 서비스직에서 일을 해봤는데, 손님 응대가 적성에 잘 맞는다는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었다.
혜민스님은 “장작에 불을 잘 지피려면 장작과 장작 사이에 빈 공간이 있어야 한다.” 며 “우리 삶도 이처럼 쉼의 공간, 비움의 시간이 없다면 아무리 귀한 것들을 많이 가졌어도 그것들을 전혀 즐기지 못하게 되어, 귀한 삶의 완성은 귀한 것들보다 어쩌면 더 소중한 비어있는 쉼의 공간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쉼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가끔은 일상을 훌쩍 떠나 외국에서의 삶을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자가 추천하는 “캘거리 여기는 꼭 가봐야 한다” TOP1!
캘거리 중앙 도서관 (calgary central library) : 2018년에 신축된 캘거리의 중점 공립 도서관이다. CTrain city hall 역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특이하게 지상철인 CTrain의 철도가 도서관을 뚫고 지나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조용히 하는 것이 예절인 한국의 도서관과 달리 적당한 소음이 섞이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즐기며 ‘남녀노소 누구나를 위한 건축’을 알 수 있는 곳. 진정 ‘사람과 장소가 소통하는’ 공간이다. 외서 코너에 한국 책도 약간 비치되어 있다.
KBUF 불담기자단 류정연 기자
도움주신 분 : 모지현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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