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 절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광명선원 템플스테이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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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20-02-27 23:44 조회6,637회 댓글0건본문
절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광명선원 템플스테이 체험기
크리스마스를 알차게 보내는 또다른 방법
<사진출처=픽사베이>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 그렇다면 청년 불자들이 재치 있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크리스마스에 템플스테이 체험하기’는 한 번쯤 생각해봤을 것이다. 궁금해 하는 독자를 위해 기자가 직접 다녀왔다.
24일 오후 1시경, 사찰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대웅전에서 입제식을 했다. 스님 세 분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담당해주셨다. 광명선원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다음으로는 대웅전을 나와서 뒤쪽 길로 올라갔다. 산신각이 있었다. 다 같이 들어가서 스님의 지도에 따라 명상을 했다.
스님들께서 직접 모닥불을 피워주셨다. 호일로 감싼 고구마와 밤을 구웠다.
산신각을 나와 숙소에 가서 쉬다가 숙소 뒤편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고구마와 밤을 구워 먹었다. 절에서 즐기는 영락없는 캠프 파이어였다. 구운 고구마와 밤을 먹고 있으니 맛있고 행복했다. 이후 뒷정리를 하고 다시 실내로 들어가 커피나 차 등을 마시며 템플스테이에 온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자신을 소개하며 어떻게 이날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털어놓았다.
스님들과 함께한 케이크파티.
저녁예불을 하러 대웅전에 갔다. 이날 오후부터 안개가 끼기 시작했는데 저녁예불 시간이 되니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예불 때 반야심경을 외웠는데 일반 반야심경과는 조금 다른 이 절만의 반야심경이어서 신선했다. 예불이 끝나고 공양간에서 저녁공양을 하였다. 접시에 평소보다 적은 양의 음식을 담으며 최대한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저녁 공양 이후 다도실에서 케이크 파티를 열었다. 케이크에 있는 산타 모형이 설탕인 줄 알고 깨물었더니 플라스틱이었던 해프닝도 있었다. 크리스마스 캐럴 대신 산회가를 부르며 즐거워했다.
늦은 저녁에 법당으로 가서 촛불재를 거행했다. 촛불재는 광명선원 템플스테이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으로, 다 같이 촛불을 들고 원을 그리며 걷는 행사다. 예쁜 연꽃 모양 그릇에 작은 초를 올려놓고 불을 붙여서, 그것을 들고 걷는다. 입으로 ‘자성본래불’을 왼다. 본래 부처라는 의미이다. 촛불재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었다.
사찰 경내 전경. 동이 터오르면서 빛을 받는 눈꽃들이 가지마다 반짝였다.
다음 날 25일, 새벽예불을 하려고 일찍 일어났다. 춥고 어두운 데다 안개 때문에 시야 확보가 힘들었다. 아침에 세 개 조를 나누어 로테이션하며 세 가지 프로그램을 했는데, 첫 번째 조는 사찰 산책을 했다. 아침이 밝고 안개가 모두 걷히고 나니, 밤새 눈꽃이 아름답게 내린 사찰의 전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조원 모두 산책 도중에 사진으로 풍경을 담으며 진귀한 경험을 했다며 감탄했다.
산책을 마치고 난 후 두 번째와 세 번째 프로그램은 스님과의 차담이었다. 학생들이 무엇이든 질문하고, 스님께서 답변해주시는 방식이다. 질문은 평소에 궁금한 것일 수도 있고, 품고 있던 고민일 수도 있다. 열띤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예정된 프로그램이 모두 끝났다. 점심공양을 하고 회향식을 했다. 템플스테이 동안 무엇을 느꼈는지 소감을 돌아가며 이야기했다. 회향식을 마치고 버스 터미널로 갔다. 버스를 타고 다시 서울로, 집으로 돌아갔다.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것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고 케이크를 먹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즈넉한 사찰에서 마음을 가다듬으며 예불을 하거나 스님과 차담을 하는 것도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12월 25일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데 왠지 모르게 그 날을 기념하고 싶다면 템플스테이를 추천한다.
KBUF 불담기자단 나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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