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 기독교는 세례, 불교는 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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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19-11-08 07:43 조회6,583회 댓글0건본문
기독교는 세례, 불교는 수계
5월 25일 조계사에서 대불련 서울지부와 조계종 청년대학생전법단의 주관 하에 ‘불기 2563년 청년대학생 불자 합동 수계법회’가 있었다. 이날 수계법회에 참석한 청년 불자들은 삼귀의계와 오계를 받아 정식으로 부처님 제자가 되었음을 공인받았다.
이렇듯 공식적으로 불교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계의식을 통해 ‘불자로서 지켜야 할 행동규범’인 계를 받아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독교에서는 정식으로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례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불교의 수계는 기독교의 세례와 무엇이 다를까?
“대한불교조계종 대학생전법단”에서 발간한 「대학생 법요집」(2012)에서는 수계를 “불법승 삼보께 귀의하고 다섯 가지 나쁜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의식”이라고 정의하며, 수계를 받는 이유를 “오계를 받아 불교에 정식으로 입문하여 올바른 불자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계(戒)란 불자로서 지켜야 할 행동규범을 말한다. 불교의 계는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성격을 지녀서 이웃 종교의 율법과는 다르게 계를 어긴다고 해서 처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를 어기는 것은 불교도로서 좋지 못한 행동이기 때문에 불교 신자라면 반드시 계를 지켜야 한다.
수계할 때는 삼귀의계와 오계를 받는다. 삼귀의계는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남기신 가르침, 부처님을 따르는 공동체인 승가에 귀의할 것을 맹세하는 계이며 오계는 불교 신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규범을 뜻하는데 불자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삼귀의계와 오계를 받아야만 한다.
오계는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淫)’, ‘불망어(不妄語)’, ‘불음주(不飮酒)’로 구성되어있는데 이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 ‘남의 물건을 도둑질하지 않는다’, ‘음란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라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오계에 따르면 모기도 잡아선 안 되고, 자위행위도 하면 안 되고, 술은 결코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하는가? 부처님께서는 생전 제자들에게 계율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할 것을 설하신 바가 있다. 다시 말해, 오계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오계 속에 담긴 의미를 알고 이에 맞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보통 재가자들에게 적용되는 오계는 불살생을 ‘생명을 소중히 하라’로, 불사음은 ‘불륜을 저지르지 마라’, 불음주는 ‘술을 마시더라도 취하지 말고, 항상 맑은 정신을 지니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천주교 전주교구 군산 오룡동 성당에서 신자들에게 세례를 주는 모습이다=출처 천주교 전주교구 홈페이지>
세례는 “물을 뿌리거나 물에 들어가는 의식을 통해 기독교인이 되는 의식”을 뜻한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마태복음 28:19-20)”고 명한 이래로 세례는 기독교의 예법이자 입교의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성당 홈페이지에서는 세례를 “한마디로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는 성사(聖事: 천주교의 예식)이다.”라고 표현하며 세례성사를 받아야만 그리스도교 신자 생활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가톨릭에선 세례를 받아야만 온전한 신자로 공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세례와 수계가 지니는 의미는 유사하지만, 그 방식은 서로 차이가 크다. 대표적인 예로 수계는 ‘불’로 받지만, 세례는 ‘물’로 받는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세례를 줄 때는 교파마다 다르지만 ‘물’이나 ‘기름’을 이마에 찍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반면 수계식에서는 팔뚝을 불을 붙인 향으로 지지는 ‘연비(燃臂) 의식’을 한다. 연비란 ‘팔뚝을 지진다’는 뜻으로 원래는 팔뚝이나 손가락에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연비를 했지만, 지금은 불붙인 향으로 팔뚝을 콕 찌르는 것으로 대체한다.
불기 2563년 청년대학생 불자 합동 수계법회’에서 스님이 수계자에게 연비를 하고 있다.
연비를 하는 것은 부처님 제자가 됨으로서 여러 생에 지은 업을 깨끗이 불사르고, 어떤 고통스러운 상황이 와도 연비를 받을 때 생긴 화상자국과 연비를 받을 때 느낀 고통을 생각하며 마음을 굳건히 하고 신앙을 지키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드러냄을 상징한다.
〈천주교 신자와의 세례 인터뷰〉
가톨릭 신자들은 세례성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제 천주교인인 유스토(세례명) 군과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스토 군은 “우선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당에서 교리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짧게는 1~2개월에서 최대 1년 가까이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 교육을 끝까지 이수하고 세례를 받는다”며 세례 절차를 설명했다.
가톨릭 세례명의 작명법과 의미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는 “보통 세례명은 세례 받을 때 성당에서 이름을 정해주거나 직접 고르게 하며, 천주교 집안일 경우 집의 큰 어른이 직접 세례명을 정해주기도 한다.”라며 “제 세례명인 유스토는 이탈리아 출신 성인으로 참회와 애덕을 상징한다. 처음 세례를 받았을 때 친가에서 이 세례명을 지어주고 ‘너도 그와 같이 되라’는 덕담을 들었다”고 답했다
유스토 군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세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세례란 가톨릭에서 첫 관문과도 같다”라 답하며 “이마에 물이 닿는 순간 앞으로 몸가짐을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경건한 마음과 함께 예전과는 다른 신앙심이 생겨난다”고 답했다.
불담기자단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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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신문 조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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