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 [찬불가 특집] <2> 메탈에서 힙합까지…‘찬불가’는 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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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19-12-05 20:21 조회7,186회 댓글0건본문
[찬불가 특집] <2> 메탈에서 힙합까지…‘찬불가’는 변화 중
일제강점기 처음 시도된 현대 찬불가
본격적 작곡ㆍ보급은 1960년대 시작
‘법당 안 피아노’ 비판, 국악 찬불가 제작되기도
[사진 1] 1970년에 최영철이 작곡한 “삼귀의”의 악보
[사진 2] 박범훈이 작곡한 국악 찬불가가 수록된 가수 김성녀의 찬불가 앨범
처음으로 서양음악 기법을 사용한 찬불가가 제작된 시점은 일제강점기 무렵이었다. 기독교의 유입과 일제의 탄압에 대항해 불교의 근대화를 모색하던 스님과 신도들은 포교를 위해 민중들이 익히 아는 일본 군가나 동요의 가사를 바꾼 찬불가를 제작해 보급했다.
이후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찬불가 작곡 및 보급이 시작됐다. 어린이 포교를 목적으로 운문 스님(1928~2018)이 찬불동요를 제작한 것을 계기로 작곡가 정민섭이 ‘보현행원’, ‘예불가’, ‘산회가’를 작곡했고, 1970년에는 최영철이 ‘삼귀의’와 ‘사홍서원’을 작곡한 것으로 현대 불교 의식에 쓰이는 찬불가가 대중들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서창업을 비롯한 수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수많은 찬불가가 제작되어 불자들에게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찬불가들은 기본적으로 서양음악의 음계와 곡조를 따랐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중앙대 전 총장이었던 작곡가 박범훈은 1988년 조선일보에 ‘법당 안의 피아노’라는 칼럼을 기고하며 이러한 현상을 비판하고, 국악을 기반으로 하는 칸타타풍의 찬불 성악곡과 찬불가를 작곡해 불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랩 하는 스님에 환호하는 대중들
20년 만에 역주행한 불교 메탈밴드 ‘카르마’
멜론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가
한때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쇼미더붓다’ 캡쳐 사진. 클릭시 영상 재생 (출처: BBS 불교방송)
“그동안 짧지 않았던 내 출가 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물었어, 왜 승려가 됐냐고/난 그 말에 대답해/흥미 없는 대답에/내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난 내 길을 가기 위해/노력하며 수행해/그렇게 난 길을 개척하며 직진해”(‘Show me the buddha’ 가사 中)
스님이 비트박스에 맞춰 랩을 하자 대중들이 환호한다. 2016년 5월, 동국대학교에서 열린 출가 콘서트 ‘청춘, 자유를 향한 날개짓’의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 법상 스님과 백상원(동국대 기숙사) 스님 10명이 랩 공연을 하는 영상이 SNS에서 ‘쇼미더붓다’, ‘랩하는 스님들’이라는 제목으로 퍼지며 크게 화제가 됐다.
1999년 6월, 가요 프로그램에서 공연 중인 메탈밴드 ‘카르마’의 모습(출처: SBS)
2019년 9월 1일 멜론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카르마. 사진 클릭시 영상 재생(출처 : 인벤)
“저승의 법칙은 변동 없어/성현군자도 죽음 못 면해/이 세상을 떠난다네/...(중략).../욕먹고 재물 먹어 세상인심 잃지 말고/신심으로 불심으로 공덕 쌓고/왕생극락 하여보세” (카르마 - ‘염라대왕’ 가사 中)
2019년 9월 1일, 느닷없이 ‘카르마’라는 불교 용어가 음악 사이트 ‘멜론’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했다. 이른바 ‘사이버 탑골공원’으로 불리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90년대 가요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던 도중 록 밴드 카르마가 불교적인 색채를 담은 ‘염라대왕’을 공연한 영상이 재생되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것이 극Rock이다”, “불교 메탈은 처음 본다”는 반응과 함께 음원 ‘역주행’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렇듯 찬불가도 기존의 찬송가와 국악 풍의 음악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점차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대중은 찬불가에 대해 “고지식하고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며 굳이 전통만 추구하는 옛날 음악”이라는 편견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불교계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찬불가를 널리 제작하여 보급하고, 대중들이 찬불가를 널리 접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KBUF불담기자단 이준호 기자
도움 주신 분: 금강신문 조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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