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 [CAMPUS 108] 역사로 보는 불교 이야기: 미륵과 궁예는 누구인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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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20-01-28 19:20 조회5,812회 댓글0건본문
[역사로 보는 불교 이야기]미륵과 궁예는 누구인가②
미륵신앙과 풍수지리가 결합한 화순 운주사 천불천탑
동학혁명의 정신엔 미륵이 꿈꾼 용화세계가 깃들어있어
<동학농민혁명>
시간이 흘러 조선 말기가 되면서 다시 미륵 신앙과 함께 동학이 성행하게 됩니다. 탐관오리의 수탈과 세도정치, 외세의 침략으로 조선이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죠. 이때 수운 최제우는 불교ㆍ유교ㆍ도교와 천주교의 장점을 합쳐 ‘동학’을 창시하게 됩니다. 동학은 ‘사람이 곧 한울님(人乃天)’이므로 만민은 평등하다고 외치며 기존의 세상은 무너지고 새로운 새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후천개벽(後天開闢)’을 주장해 많은 민중의 호응을 얻었죠.
미륵 신앙 얘기를 하는데 왜 동학 얘기를 하냐고요? 미륵이 나타나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이 곧 새 세상을 만들자는 동학의 가르침이었고, 새 세상을 열고자 하는 미륵의 소망은 새 세상을 열고자 하는 민중의 소망으로 바뀌어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고, 실제로 미륵을 믿었던 많은 사람들도 동학과 관계없이 동학혁명에 가담했기 때문이죠.
동학농민혁명에 참가한 농민군들은 “나라를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는 보국안민(輔國安民)과 “도탄에 빠진 모든 생명을 구한다.”는 뜻의 광제창생(廣濟蒼生)을 구호로 내걸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동학에서만 지향하는 것이 아닌, 미륵이 내려와 모든 중생을 구제한다는 용화세계(龍華世界)가 지향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비록 동학농민혁명은 실패로 끝났지만,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새 세상을 지향한 동학농민군의 정신은 3ㆍ1 운동에서 조국의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3ㆍ1 독립선언서 두 번째 문장에 “우리는 조선의 독립을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라고 쓰인 것처럼 말이지요.
미륵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세상이 어지러울 때면 궁예와 같은 사이비 종교인들이 미륵을 사칭해 혹세무민(惑世誣民)하기도 하고, 동학혁명같이 세상을 뒤집는 혁명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륵이 올 세상, 미륵이 약속한 세상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미륵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지만, 미륵이 온 것과 같은 세상은 우리가 만들 수 있습니다. 이상세계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바쳤기에 세상은 바뀌는 것 같지 않아도 조금씩 변화하고,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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