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 [CAMPUS 108] 자연과 생명을 위한 일상 속 수행, 발우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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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지영 작성일20-01-28 19:47 조회4,368회 댓글0건본문
자연과 생명을 위한 일상 속 수행, 발우공양
불교의 오랜 전통, 지구환경을 위한 대안이 되다
<대불련 석종사 템플스테이에서 발우공양을 하는 참가자들>
발우공양은 불교의 식사법
발우는 밥그릇, 공양은 시주를 뜻해
밥그릇에 물을 붓고 단무지로 그릇에 붙은 고춧가루와 밥알을 닦아 그 물을 후루룩 마신다.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지만 이것은 식사이자 수행인 발우공양(鉢盂供養)이다.
발우공양(鉢盂供養)은 불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스님들의 식사법이다. 발우(鉢盂)란 ‘밥그릇’이란 뜻이고, 공양(供養)은 부처님이나 스님께 정성을 다해 음식이나 물건을 시주한다는 뜻이지만 식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발우공양은 부처님께서 살아계셨을 당시 수행자들의 식사법에서 유래했다. 당시 부처님과 수행자들은 하루에 한 끼만 먹었는데, 매일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에 마을로 나가 밥을 빌고 돌아와 받은 음식을 커다란 발우 하나에 담아 먹었다고 한다.
원래 인도에서는 발우도 하나만 썼고 나무 발우를 쓰지 못하게 했으나, 한국 불교에서는 밥과 국, 반찬을 따로 담는 식습관 때문에 발우를 1개에서 4개로 늘리고, 뜨거운 국물 요리를 좋아하는 문화에 맞추어 열전도가 낮고 국이 잘 안 식는 나무 발우를 쓴다.
발우는 그릇 크기 순으로 밥을 담는 어시발우, 국을 담는 국발우(1분자), 청수를 담는 청수발우(2분자), 반찬을 담는 반찬발우(3분자)로 나뉘며, 발우 밑에 까는 발단과 발우를 닦는 수건인 발건, 수저를 담는 수저집, 발우를 묶는 발우포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탐식, 미식만을 추구하는 현대 인류의 식문화 속
대안으로 주목받는 불교의 음식문화 발우공양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농업 생산력이 향상하면서 현대인들은 그 어느 시대 사람들보다도 가장 풍요로운 식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미식과 탐식을 목적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고기를 얻기 위해 수많은 동물을 살생한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단순히 배를 채우고 맛을 즐기기 위해 식사를 하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제철에 나는 음식을 알맞게, 단순히 맛을 탐하기 위한 것이 아닌 건강을 지탱하기 위한 약으로, 많이 먹는 게 아닌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을 지향하는데, 탐식과 미식을 추구하는 현대 식생활의 대안으로 발우공양에 담긴 불교의 음식 철학과 친환경적인 요소가 주목받고 있다.
<빈 그릇 운동은 불교의 발우공양에서 유래했다>
하루 평균 설거지할 때 물 사용량 32.6L
하지만 발우공양은 0.8L… 40배 가까이 절약
‘빈 그릇 운동’은 불교의 발우공양에서 유래
발우공양은 일반 가정의 식사보다 더 친환경적이다. 발우공양을 할 때는 자신이 먹을 만큼만 음식을 덜고 남김없이 다 먹어야 하므로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으며, 물을 붓고 단무지나 김치 조각으로 밥그릇을 깨끗이 닦은 뒤 이를 다 먹고 다시 한번 맑은 물로 설거지하며, 기름진 육류 반찬이 없기 때문에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발우가 깨끗하다.
2001년 경상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서 설거지할 때 평균적으로 하루 32.6L의 물을 사용하지만, 발우공양을 할 때 쓰는 설거지물의 양은 약 0.8L에 지나지 않아 물을 약 40배나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적당히 먹을 만큼만 덜어서 먹는 ‘빈 그릇 운동’은 2000년대 초반 큰 사회적 열풍을 일으켰는데, ‘빈 그릇 운동’은 법륜 스님이 운영하는 ‘정토회’에서 불교의 발우공양을 모티브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발우공양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함께 앞으로 인류가 지구에서 공생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며 어떻게 음식을 먹어야 할지에 대한 의미가 담긴 혁신적인 식문화이다.
KBUF 불담기자단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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